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고등생물의 기본소양 - 희생하는 세포로 진화한 동물

by 잡잡박사 2024. 11. 22.
반응형

생물에 '등급'을 나눈다는 것은 좀 애매하지만, 일반적으로 고등생물과 하등생물로 나누는 경우가 많습니다. 사실 하등생물이라고 불리는 것은 단세포 동물들을 의미하는 경우가 많고, 다세포 동물의 경우에는 고등생물로 분류하죠.

 

과연 단세포 동물과 다세포 동물의 차이에는 무엇이 있을까요?

단세포 동물과 다세포 동물의 차이 - 죽음에 대한 반응

단어에서 느껴지는 두 생물의 차이는 세포의 수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단세포 동물과 다세포 동물 간에는 엄청나게 큰 차이가 존재합니다. 바로 태어남과 죽음에 대한 방식이 완전하게 바뀌었다는 것입니다.

 

단 하나의 세포에 입과 항문, 소화기관 등이 모두 포함되어 있는 '단세포 동물'에는 아메바, 유글레나 등이 있습니다. 세포 하나로만 활동하기 때문에 크기가 커질 수가 없어서, 발로니아 벤트리코사(Valonia Ventricosa)와 같은 일부 경우를 제외하고서는 거의 눈에 보이지 않는 작은 크기입니다.

발로니아 벤트리코사, 최대 4cm까지 성장

단세포 동물의 번식과 죽음

단세포 동물은 세포분열을 통해 증식을 하고, 세포 외벽을 공격받을 경우에는 죽기도 합니다. 우리가 계면활성제 성분으로 손을 씻을 때, 세균이 죽는 이유기도 하죠.

 

단세포 동물에게 번식은 '자기 분열'이고, 죽음이라는 것은 '자기 소멸'이라는 단순한 구조로 되어 있습니다.

 

다세포 동물의 번식과 죽음

반면에, 다세포 동물은 어떨까요? 다세포 동물의 경우에는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고서는 대부분 양성 생식을 합니다. 타인의 특성을 흡수하고 활용하여 새로운 후손을 남기죠.

 

이런 점에서 다세포 동물에게 번식은 '자기 변화'가 됩니다.

 

게다가 다세포 동물의 경우에는 자신의 일부를 공격받는다고 해서 죽음에 이르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팔이 잘려도 살아갈 수 있는 것처럼 말이죠. 다세포 동물에게 즉각적인 죽음을 가져오는 경우는 명확합니다. 활동의 근원이 되는 세포에 대한 공격이 이루어질 때입니다. 그리고 그런 근원 세포가 손상될 경우에는 전체를 이루는 세포가 함께 사멸합니다.

 

다세포 동물에게 죽음은 마치 '명령'처럼 이루어진다는 것입니다.

 

다세포 동물을 구성하고 있는 각각의 세포들은 단세포 동물과 마찬가지로 '혼자 살아갈 수 있었던' 세포들입니다. 이러한 가능성은 세포 속에 포함되어 있는 '미토콘드리아' 흔적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미토콘드리아는 세포가 활동 에너지를 만들어내는 수단이기 때문입니다. 


사람의 팔이 잘려도 살아갈 수 있지만, 뇌가 파손되면 사람은 죽습니다. 세포의 손상이 일어나지 않은 다른 신체 부위의 세포들도 모두 '죽음'에 응답하게 되죠.

 

단세포 동물과 다세포 동물의 차이를 가져오는 것이 바로 '죽음'에 대한 의미입니다. 함께 구성하고 있는 생명체 중에서 핵심적인 세포가 사망하면, 함께 사멸한다는 공멸의 개념이 생겨난 것입니다.

다세포 동물의 핵심 가치: 희생

단세포 동물에서 다세포 동물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큰 변화가 일어나는 지점이 바로 여기입니다. 각 세포마다 스스로 살아갈 수 있었던 세포들이 '다세포'로 함께하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요? 세포의 생존보다 함께 유지하고 있는 생명체의 명령체계를 따른다는 것은 엄청난 변화입니다.

 

단세포 동물로서 취약한 생존력을 높이기 위한 방편이 이러한 다세포 동물로의 전환이 아니었을까 짐작을 해봅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희생'이라는 가치가 아주 중요하게 작용합니다. 판단을 하는 '뇌'와 같은 세포에 자신의 생존과 관련된 권한을 모두 넘기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살아남기 위해서는 희생을 해야하는 딜레마가 생명체 속에 포함되어 있는 듯합니다. 재미있게도 많은 종교가 이야기하는 가치 중에서 가장 높은 단계로 명명되는 것이 '희생'이라는 것이죠.

 

어쩌면 세포단위에서 시작되어 왔던 생명의 가치가 '종교적 가치'로 전환된 것은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