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과연 숨을 몇 분 참을 수 있을까요? 크로아티아 출신의 부디미르 부다 쇼바트라는 선수는 2021년 무려 24분 33초를 견뎌 세계 기록을 세웠다고 합니다. 이게 어떻게 가능한 것일까요?
인간 호흡의 원리 - 대기 중의 산소를 가져와서 에너지로 전환하는 것
이미 중등교육과정 교과서에서 배운 내용이지만, 간단히 정리해 보겠습니다.
사람을 비롯한 '호흡'을 하는 동물들은 모두 에너지를 얻기 위해 호흡을 합니다.
에너지를 얻기 위해 호흡을 한다고 하면 다들 의아해합니다. 에너지를 얻기 위해서 보통 '먹는 것'을 떠올리기 때문이죠. 맞는 말입니다.
사람과 동물들은 대부분 많은 움직임과 생각을 하며 에너지를 소비합니다. 이 때문에 '호흡'으로만 에너지를 얻기는 부족합니다. 그래서 외부에서 직접 에너지원을 소화시켜 활용합니다.
사람에 비해 덩치가 작은 생물들의 경우에는 이런 외부 에너지원의 필요성이 적기 때문에, '호흡'의 양이 더 많고 음식섭취로 에너지를 보충하는 비중이 작아집니다.
인간의 몸에서 음식물(영양분)은 신체조직의 구성이나, 회복, 활동 에너지로 사용되고, 산소는 세포의 에너지원으로 사용됩니다. 한쪽만 사용하게 되면 효율이 떨어지게 되죠.
그리고 산소는 영양분을 분해하여 흡수하는 데 사용되기 때문에 이런 경우를 '유기호흡'이라고 부릅니다.
즉, 인간과 같은 동물에서 산소는 영양분을 쉽게 분해하는 '촉매제'의 역할을 하는 셈이죠.
호흡은 어떤 역할을 하나? 신체와 정신활동의 기반
호흡은 그럼 어떤 역할을 할까요? 바로 정상적인 신체활동과 정신활동의 기반이 됩니다.
대기 중의 산소농도가 약 18% 미만으로 떨어지게 되면, 인간의 정상적인 신체활동이 불가능합니다. 소위 말하는 '마비증상'이 오게 되죠. 이뿐만 아니라 뇌 활동이 정지하기 때문에 산소를 빠르게 흡수하지 못하면 사실상 사망에 이르게 됩니다.
그래서 지하나 밀실과 같은 밀폐된 공간에서 장시간 작업을 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입니다.
그럼 인간은 어느 정도 숨을 참을 수 있을까요?
일반 대기 중의 산소 농도는 약 21% 내외입니다. 이 정도의 농도는 사람들이 쾌적하다고 느낍니다. 숲 속이나 식물이 많은 공원 같은 곳이 이와 같은 21% 정도고, 일반 도심은 20% 내외가 됩니다. 지하철이나 혼잡한 실내의 경우는 약 19% 정도로 보통 '답답하다'라고 느끼게 됩니다.
사람은 이와 같은 21% 정도의 산소를 한 번 마시면, 약 1/4 가량을 사용하고 다시 내뱉습니다. 1000ml의 공기를 마셨다면, 약 210ml의 산소가 포함되어 있고, 그중에 50ml가량을 사용하여 160ml의 산소와 50ml의 이산화탄소를 내뱉는 것입니다.
날숨이 이산화탄소라고 알려져 있지만, 사실 충분한 양의 산소를 포함합니다. 그래서 인공호흡을 할 때에도 상대방이 살아날 수 있는 것이죠.
이를 바탕으로 계산해 본다면, 인간은 한 번 숨을 마실 때마다 4번 정도 마실 충분한 산소를 섭취한다는 것입니다.
즉, 아무런 트레이닝이 없다고 하더라도 자기가 숨을 크게 내쉬고 마신다면, 약 4번 정도 천천히 숨을 들이쉬고 내쉴 시간을 버텨도 아무 문제가 없다는 뜻이죠. 숨을 못 참겠다고 생각하게 되는 것은 결국 '멘털의 문제'에 가깝습니다.
24분 33초의 숨을 참은 비결 - 체계적인 훈련과 이것?
쇼바 트는 대체 어떻게 24분이라는 시간을 참을 수 있었을까요?
프리다이빙을 하는 분들이라면 스태틱 기록을 늘리려는 욕심이 있기 마련입니다. 그래서 쇼바트의 경이적인 기록을 보면 놀랄 수밖에 없죠. 5분도 어려운데 어떻게 24분이나 했지?라는 생각이 들게 됩니다.
당연히 그런 장시간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다음 두 가지에 기반하는 체계적인 트레이닝이 기본적으로 필요합니다.
1) 폐활량 증대
폐활량을 늘려주는 트레이닝과 더불어, 폐 주변 근육을 이완시켜 주는 다양한 스트레칭을 통해 천천히 폐의 용적을 늘려주어야 합니다.
2) 멘털 안정
체내의 산소사용량을 최소화하기 위한 의도적인 기술 역시 필요합니다. 명상과 같은 멘털 트레이닝과 움직임을 줄이는 훈련입니다.
하지만 아무리 이런 훈련을 하더라도 사실 24분에 도달하기는 어렵습니다. 왜냐하면 쇼바 트는 '고농도 산소'를 사용했기 때문이죠. 당시 쇼바트는 세계 기록에 도전하기 위해 '고농도의 산소'를 몇 시간 동안 호흡하였습니다.
자신의 온몸 세포에 천천히 산소를 축적시킨 셈입니다.
일반적인 성인 남성의 폐용량이 약 6리터 정도입니다. 하지만 체계적인 트레이닝을 거친 쇼바트가 '고농도 산소' 호흡을 병행하자, 약 2배 이상의 기록을 낼 수 있었습니다. 어찌 보면 자신의 전신에 약 6리터가량의 공기를 미리 채워둔 것이나 다름없겠죠.
이러한 산소보조 없이 트레이닝 만으로 도달할 수 있는 최대 기록은 약 9분대 전후로 알려져 있습니다. 체계적인 훈련을 통해 충분히 도달할 수 있는 기록이기 때문에, 이 쪽을 목표로 연습을 하시기 바랍니다.
언제나 버디와 함께 체계적인 훈련을 통해서 기록측정하는 것을 잊지 마시고, 즐거운 다이빙 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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